| 재생에너지 중심지 호남, SMR과 원전 수용성은 언제쯤?”…기장 유치 분위기와 대조 부산 기장, i-SMR 1호 부지 조기 확정에 주민 축제 분위기 황일봉 기자 hib518@hanmail.net |
| 2026년 06월 21일(일) 18:04 |

- 부산 기장, i-SMR 1호 부지 조기 확정에 주민 축제 분위기
- AI·첨단산업 전력 폭발하는 광주·전남, 기저전력 확보 논의는 ‘실종’
- 주민 수용성 회복 및 ‘재생에너지+SMR 조합’ 패키지 전략 고민해야
[미래산업경제신문]
지난 20일 부산 기장군 일광교육행복타운에서 열린 ‘2026년 기장 가족과학체험학습 과학놀이터’는 영남권의 차세대 원전 열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당초 경북 경주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다 지난 17일 기장군으로 조기 확정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1호 건설을 축하하기 위해 400여 명의 주민이 축하 메시지를 쏟아냈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전시한 혁신형 SMR(i-SMR) 모형 앞은 미래 세대들의 관심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원전 기술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받아들이고 환호하는 영남권의 분위기는 인공지능(AI)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광주와 에너지 수도를 꿈꾸는 전남에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과연 광주와 전남은 언제쯤 원자력 발전소와 SMR 설치를 받아들이고 미래 전력 인프라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까?”**
■ 첨단산업 전력 수요 폭발…‘재생에너지 간헐성’ 채울 카드 부족
현재 광주·전남은 국가 재생에너지 생산의 핵심 거점이다. 신안의 대규모 해상풍력과 영암·해남의 태양광 발전 인프라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AI 첨단 산업단지를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24시간 멈추지 않는 ‘안정적인 기저전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탄소 배출이 없으면서도 안정적인 SMR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대구·경북, 경남·창원, 부산 등이 일찍이 SMR을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유치 경쟁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호남권은 국가 전력망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 속에서도 SMR 도입이나 원전 활용에 대한 지역 차원의 공론화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다.
■ ‘한빛원전 수명연장’ 갈등 속 철벽 친 지역 여론
호남권에서 원전 및 SMR 논의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주민 수용성’과 ‘역사적 불신’**에 있다.
현재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1·2호기는 설계수명 만료에 따른 수명연장(계속운전) 절차를 밟고 있으나,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지자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광주·전남 환경운동연합 등 30여 개 단체로 구성된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은 노후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며 수명연장 전면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부지 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건식저장시설 건설 시도에 대해서도 “지속 가능한 대책 없이 지역을 핵폐기장화하려 한다”며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해 왜 호남 주민들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해묵은 지역 불균형 정서까지 더해져, SMR 같은 차세대 기술조차 ‘또 다른 핵발전소’로 묶여 거부당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 상생의 조건: 투명한 정보 공개와 ‘전기 패키지’ 혜택 체감돼야
전문가들은 광주·전남이 원전 및 SMR을 미래 경제의 파트너로 찬성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유관 기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첫째, 일방적 강행이 아닌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한빛원전 고장 이력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안전성 검증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구축되어야 한다.
안전에 대한 신뢰 없이 SMR의 ‘획기적인 안전성’을 홍보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둘째,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이익 공유 모델이 필요하다.
*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등을 활용해 SMR이나 원전 인근 지역의 전기요금을 파격적으로 낮춰주거나, 이를 기반으로 구글·네이버 같은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등 '에너지 수용이 지역 발전으로 직결된다'는 성공 방정식이 증명되어야 한다.
자연이 준 선물인 ‘재생에너지’에 첨단 원자력 기술인 ‘SMR’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전남은 완벽한 탄소중립 에너지 수도로 거듭날 수 있다. 영남권의 SMR 축제를 부러운 눈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호남의 미래 산업 지도를 바꾸기 위한 대승적 차원의 에너지 공론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황일봉 기자 hib518@hanmail.net